연장전 혈투 끝, 벤쿠버가 LAFC 제압… 손흥민 멀티골에도 승부차기 패배

연장전 혈투 끝, 벤쿠버가 LAFC 제압… 손흥민 멀티골에도 승부차기 패배

벤쿠버 화이트캡스가 홈에서 열린 단판 준결승에서 극적으로 LAFC를 꺾으며 서부컨퍼런스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는 정규시간 동안 2-2로 맞선 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벤쿠버가 안정적인 킥 성공률을 보여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전술·체력·멘탈이 모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단순한 결과 이상의 여러 장면들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기 초반은 벤쿠버가 주도했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벤쿠버는 빠른 측면 전개와 중거리 시도로 LAFC를 압박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역습은 LAFC 수비 라인을 흔들었고, 결국 전반 중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반면 LAFC는 경기 초반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중원에서의 압박 타이밍도 다소 늦어 벤쿠버의 공격 흐름을 완전히 끊지 못했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LAFC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고,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며 벤쿠버 골문을 위협했다. 손흥민은 후반 중반 날카로운 침투로 동점골을 만들어냈고, 10분 뒤 또 한 번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공략해 역전골을 넣으며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손흥민의 개인 능력뿐 아니라 LAFC의 빠른 빌드업 전개가 돋보였고, 벤쿠버 수비라인의 위치 혼란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벤쿠버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중반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압박 대신 안정적인 블록 수비로 대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벤쿠버는 공격보다 수비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며 시간을 조절했고, 후반 막판 한 번의 코너킥 기회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장면은 벤쿠버가 전술적으로 얼마나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연장전은 두 팀 모두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LAFC는 교체 카드를 활용해 공격 속도를 유지하려 했으나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고, 벤쿠버는 전체 라인을 내리며 실점 방지에 집중했다. 연장 후반에는 두 팀 모두 득점을 위한 시도보다는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는 운영을 선택했고, 결국 승부는 페널티킥으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벤쿠버는 침착했다. 첫 주자의 킥 성공으로 흐름을 잡았고, 골키퍼의 중요한 선방이 나오면서 경기의 흐름을 확실히 가져왔다. LAFC는 세 번째 키커가 골대를 맞히는 불운을 겪었고, 마지막 키커의 킥도 골키퍼 손끝에 걸리며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반면 벤쿠버는 한 번의 실축을 제외하고 모든 킥을 성공시키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LAFC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멀티골과 후반의 반전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기 지배율과 슈팅 수에서는 우위를 보였으나, 결정적인 순간 마무리가 부족했고 세트피스 수비에서 집중력 문제가 나타났다. 벤쿠버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안정된 운영을 보여주며 홈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경기 내내 보여준 끈질긴 수비와 강한 멘탈은 결승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결과로 벤쿠버는 구단 역사에 남을 중요한 승리를 추가하며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또 한 번 기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LAFC는 한 시즌 동안 쌓아온 흐름을 마지막 순간 살리지 못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하게 됐다. 두 팀의 경기력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승부차기에서의 집중력과 전략 선택이 결국 승부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했다.